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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95에서 시작된 2차 도메인 전성기

1단계 도메인이 용도별로 구분되어 있으니, 사용자들은 자신이 운영할 사이트의 특성에 맞는 2단계 도메인을 신청하여 사용하면 됩니다. 지금은 모조리 선점이 되어 그럴듯한 2단계 도메인 이름을 신청하는 것이 힘들게 되었지만, 도메인 도입 발표 후 5년이 지난 1989년에는 등록된 도메인의 수가 3,900개에 불과했습니다. 당시에 운영되던 호스트 수가 무려 130,000개에 달했고 더욱이 도메인 등록비가 무료였는데도 말입니다.

다음의 사례를 볼까요?


1980년대 후반에 군대를 갔다가 1990년 초반에 제대한 대학 복학생들은 ‘제대 후 학습 면역 결핍증’에 걸려 All A+의 목표 하에 강의실에 들어섰는데 ‘여러분! 앞으로 레포트는 수기로 작성한 것은 받지 안을 테니 모두 컴퓨터로 작성하여 제출하세요!’ 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PC는 등록금을 상회하는 가격이었기에 대학 내 학생을 위해 마련해 놓은 PC를 이용하려 하지만 대수는 턱 없이 모자랐습니다. 한 세월을 기다려 자리를 잡아도 발레리나의 동작으로 키보드 위를 날아다니는 손가락을 가진 옆의 후배를 보면 자연스럽게 PC 포비아가 됩니다. 당장 당시 학원가에 유행처럼 자리잡았던 MS-DOS 학원을 끊지만 어려운 DOS보다는 타자 연습에 집중합니다.


이러한 과거의 사례를 든 이유는 199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당시의 컴퓨터는 개인들이 구매하기에는 비쌌을 뿐더러 컴퓨터를 구동시키기 위해서는(MS-DOS 운영체제) C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야 했기에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것이 1995년 이젠 너무나 익숙해진 MS사의 Windows 95가 대중화되면서, 밋밋한 화면에 텍스트 명령어를 입력할 필요 없이 마우스로 이미지를 클릭하기만 하면 손쉽게 PC를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장이 열립니다.

도메인과 관련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확장팩에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를 장착했고, pc 생산 과정에서부터 Windows95 운영 체제를 설치해놓음으로써 누구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윈도우는 자연스럽게 PC 대중화의 선봉이 됩니다. 정보와 사람이 집중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인터넷이 거대한 상업화의 물꼬를 트게 된 것이죠. 결과적으로 1994년 1월 30,000개에 불과하던 도메인의 숫자는 불과 2년 만에 8배로 늘어나고(240,000) 같은 해 7월에 다시 2배 이상으로 불어 488,000개로 그 수가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com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상업 혁명이 시작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