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내진·면진·제진 | 세 공법의 차이와 내진등급 기준

내진·면진·제진은 지진에 대응하는 서로 다른 공법이며 목표가 각각 붕괴 방지와 흔들림 사전 차단과 흔들림 감소로 나뉩니다. 내진등급이 높아도 지진 이후 전산실 장비의 가동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내진·면진·제진은 각각 구조체의 저항력과 전달되는 지진력과 구조물의 흔들림을 다루며 세 방식 가운데 면진만 전산실 장비를 설계 범위에 둡니다.

민간 데이터센터의 법정 내진등급은 I이며 중요도(특)은 국가·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센터에 적용됩니다. 등급을 올리는 것도 비구조요소 설계를 더하는 것도 발주자의 선택입니다.

데이터센터 안전에 건물 기준이 필요한 이유

데이터센터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한국의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5년 45억달러에서 2033년 98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¹됩니다. 한 건물에 모이는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그 건물이 멈췄을 때 번지는 범위도 함께 넓어집니다.

데이터센터를 지킨다고 하면 보통 정보보안을 떠올립니다. 방화벽과 접근통제와 암호화는 당연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결국 땅 위에 세운 건물이고 그 안에 금속 랙과 전원 설비가 들어찬 물리적 공간입니다. 불과 물과 흔들림은 네트워크 경계가 아니라 벽을 통과해 들어옵니다. 업계에서도 내진 건축으로 건물 외관은 대비할 수 있지만 서버를 비롯한 내부 정보시스템까지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²이 나옵니다.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을 볼 때에는 운영 체계만이 아니라 건물이 어떤 기준으로 지어졌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가운데 지진을 다루는 시공 기준을 정리합니다. 내진과 면진과 제진이라는 세 용어를 구분하고, 왜 건물의 안전과 서비스의 지속이 서로 다른 설계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1. 대한경제, AI 핵심인프라 데이터센터 재해 대비한 면진 설비 필요, 2025
  2. 전자신문, AI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 내진 넘어 면진 이중화로 재해 대응 강화, 2025

내진·면진·제진이란 | 정의와 기준의 계보

내진·면진·제진은 실무에서 비슷한 말처럼 쓰입니다. 그러나 세 용어가 책임지는 구간은 모두 다릅니다. 내진은 구조체가 지진력을 직접 견디도록 하는 설계 원칙입니다. 면진은 지진력이 구조물로 전달되는 경로를 끊는 장치이며 제진은 이미 전달된 흔들림의 크기를 줄이는 장치입니다.

세 방식은 하나의 표준 문서가 동시에 정의한 것이 아닙니다. 피해 경험과 법제가 쌓이면서 세 방식의 쓰임과 경계가 하나씩 구체화됐습니다. 국내에서는 건축법에 따른 구조안전 확인과 내진설계 의무 대상이 꾸준히 넓어졌습니다. 특히 2016년 경주와 2017년 포항 지진을 계기로 비구조요소의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촉발됐습니다³. 국제적으로는 데이터센터의 지진 위험 분석만 별도 문서로 떼어낸 ISO/IEC TS 22237-30이 2022년에 발표됐습니다⁴.

  1. 이재섭·정담이·이두용·조봉호, 내진설계가 적용된 금속마감패널 천장시스템의 진동대 실험을 통한 성능평가, 대한건축학회논문집, 2020
  2. ISO/IEC, ISO/IEC TS 22237-30 Earthquake risk and impact analysis, 2022

내진·면진·제진 차이 비교표

항목 내진 면진 제진
다루는 대상 구조체의 저항력 전달되는 지진력 구조물의 흔들림
설계 목표 붕괴 방지 흔들림 사전 차단 흔들림 감소
적용 근거 법정 의무 발주자 선택 발주자 선택
전산실 장비 가동 설계 범위 밖 직접 대상 부수 효과

내진은 건물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데서 역할이 끝납니다. 면진과 제진은 건물이 버틴다는 전제 위에서 그 건물이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줄입니다. 세 방식 가운데 면진만 전산실 장비를 설계 범위에 둡니다. 내진이 비워 둔 자리를 메우는 것이 비구조요소 내진설계입니다.

데이터센터 지진 대응의 층위와 지진력 전달 경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지진력을 각 층위가 어디서 어떻게 다루는지를 나타냅니다 지진력 전달 방향 랙 · 서버 · 전원 설비 건물 위에 올려진 물건 이중마루 데이터센터 내 전산실 바닥 · 악세스플로어 구조체 데이터센터 건물 · 기둥 · 보 · 벽체 면진층 (면진장치) 지반 제진 댐퍼 (선택) 내진은 구조체 자체에 적용 선택 적용 비구조요소 구조요소 비구조요소 내진설계 넘어지지 않게 고정하고 필요한 설비는 기능 유지까지 검증 면진이중마루 전산실 상면만 건물 바닥에서 분리 내진 · 제진 버텨서 붕괴를 막고 댐퍼로 흔들림을 줄임 면진 지진력이 위로 전달되는 양을 크게 줄임 지진동 유입 면진은 지진력이 건물로 들어오기 전에 걸러내고 내진과 제진은 들어온 뒤에 다룹니다. 점선 위쪽의 이중마루와 랙은 비구조요소로 분류되어 구조체와는 다른 기준으로 설계됩니다. 화살표는 건물로 들어오는 지진력을 나타내며 층이 높아질수록 장비에 걸리는 힘은 오히려 커집니다.

세 방식은 건물의 서로 다른 높이에서 작동합니다. 면진은 지진력이 건물로 들어오기 전에 걸러내고 내진과 제진은 들어온 뒤에 다룹니다. 점선 위쪽의 이중마루와 랙은 비구조요소로 분류되어 구조체와는 다른 기준으로 설계됩니다.

용어 설명

  • 지진력 지진이 일어날 때 건물에 작용하는 힘
  • 수평 강성 건물이 좌우로 밀릴 때 버티는 정도. 낮을수록 잘 움직임
  • 고유주기 건물이 좌우로 한 번 흔들렸다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
  • 댐퍼 흔들림의 힘을 열로 바꿔 없애는 장치. 자동차 충격흡수기와 같은 원리

공법별 상세 | 내진·면진·제진은 무엇이 다른가

다루는 대상

내진·면진·제진이 각각 무엇을 설계 범위로 삼는지를 봅니다. 방식마다 다루는 대상이 구조체의 저항력과 전달되는 지진력과 구조물의 흔들림으로 나뉩니다.

설계 목표

각 방식이 지진이 났을 때 어떤 상태를 만들어 내려 하는지를 봅니다. 같은 지진을 말해도 내진과 면진의 무게가 다른 이유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적용 근거

내진·면진·제진을 적용하는 근거가 법령인지 발주자의 판단인지를 봅니다. 여기서 발주자는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하거나 임대하려는 사업자를 말합니다. 법이 최소 성능을 정해 둔 방식과 발주자가 비용을 더 들여 성능을 올리는 방식이 나뉩니다.

전산실 장비 가동

상면에 놓인 장비가 지진 이후에도 돌아가는지까지 설계가 책임지는지를 봅니다. 세 방식 가운데 이 항목을 직접 다루는 것은 면진뿐입니다.

내진 | 구조체로 지진력을 견디는 설계

내진은 구조 부재의 강도와 연성을 키워 지진력에 직접 저항하도록 하는 설계 원칙입니다.

다루는 대상

내진이 다루는 것은 구조체의 저항력입니다. 기둥·보·벽체의 강도를 키우고 부재가 갑자기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며 버티도록 연성을 확보합니다. 구조체가 변형되면서 지진 에너지를 흡수하므로 큰 지진에서는 손상이 생기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내진은 손상을 없애지 않고 통제합니다.

설계 목표: 붕괴 방지

내진이 노리는 것은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흔들림이 얼마나 큰지는 내진의 목표가 아닙니다. 오히려 구조체가 충분히 흔들리고 변형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내진의 작동 방식입니다. 건물이 멀쩡히 서 있다는 사실과 그 안의 장비가 멀쩡하다는 사실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적용 근거: 법정 의무

내진을 어느 수준까지 할지는 법령과 설계기준이 정합니다. KDS 41 10 05는 건축물 중요도 분류에 데이터센터를 용도로 명시⁵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데이터센터가 같은 등급은 아닙니다. 연면적 1,000㎡ 이상인 국가·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센터는 중요도(특)이고 그 밖의 데이터센터는 중요도(1)⁶입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구축이나 운영을 위임·위탁한 데이터센터도 중요도(특)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중요도(특)은 내진등급 특에 중요도계수 1.5가 적용되고 중요도(1)은 내진등급 I에 중요도계수 1.2가 적용⁷됩니다. 민간 데이터센터가 법령만 따른다면 내진등급 I이 기본값입니다.

전산실 장비 가동: 설계 범위 밖

내진은 구조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랙과 이중마루는 비구조요소로 분류되며 기준도 이를 별도의 장에서 다룹니다⁷. 내진등급 특의 최소성능목표를 보면 이 경계가 분명해집니다. 2400년 재현주기 지진에서 요구되는 성능수준은 인명보호이고 지진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수준은 1000년 재현주기 지진까지만 요구⁷됩니다. 인명보호 수준에서 비구조요소에 요구되는 성능은 인명안전이며 이는 장비가 넘어지더라도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 충족됩니다. 가장 높은 등급으로 설계된 건물에서도 큰 지진에서 장비의 가동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설계가 부실해서가 아니라 기준이 그 수준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면진 | 지진력의 전달을 끊는 공법

면진은 구조물과 지반 사이에 수평 방향으로 무른 장치를 끼워 지진력이 위로 전달되는 경로를 끊는 공법입니다.

다루는 대상

면진이 다루는 것은 건물로 들어오는 지진력의 크기입니다. 건물마다 좌우로 한 번 흔들리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고유한 시간이 있습니다. 이 시간이 땅이 흔들리는 주기와 비슷하면 건물은 땅의 움직임을 그대로 받아 크게 흔들립니다. 면진장치는 건물이 천천히 흔들리도록 만들어 이 둘을 어긋나게 합니다. 내진이 들어온 힘을 버틴다면 면진은 들어오는 힘 자체를 줄입니다.

설계 목표: 흔들림 사전 차단

면진이 노리는 것은 지진력이 건물 위로 올라오기 전에 걸러진 상태입니다. 다만 흔들림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상부 구조가 덜 흔들리는 대신 면진층에서 큰 수평 변위가 생깁니다. 따라서 건물 둘레에 변위를 허용할 이격 공간이 필요하고 면진층을 가로지르는 배관과 전력·통신 케이블은 그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면진은 건물이 흔들리는 속도를 늦춰서 성립하는 방식이므로 땅이 애초에 느리게 흔들리는 지진이나 무른 지반에서는 효과가 줄어들 수 있어 부지 조건 검토가 함께 필요합니다. 면진은 흔들림을 없애지 않고 흔들림이 일어나는 자리를 옮깁니다.

적용 근거: 발주자 선택

면진을 쓸지는 발주자가 정합니다. 법령은 어떤 건축물에도 면진을 의무화하지 않습니다. 한국면진제진협회 김형준 회장은 모든 건물에 면진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비구조재와 기계 설비의 기능 유지가 필수적인 건물을 중심으로 우선 적용하면 된다고 조언¹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그 조건에 들어맞는 용도입니다.

전산실 장비 가동: 직접 대상

면진은 세 방식 가운데 장비를 보호 범위에 넣는 유일한 층위입니다. 적용 범위는 두 갈래입니다. 건물 기초에 면진장치를 두면 상부 구조 전체의 입력 가속도가 낮아지고 전산실 상면만 건물 바닥에서 분리하는 면진이중마루는 해당 구역에 한정해 효과가 미칩니다. 두 방식은 비용과 적용 시점이 다르므로 같은 면진으로 묶으면 성능을 잘못 읽게 됩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의 민관협력형 클라우드 시스템이 설치된 공간에 면진이중마루가 적용²됐습니다.

제진 | 댐퍼로 흔들림을 줄이는 공법

제진은 구조물 안에 댐퍼를 배치해 전달된 진동 에너지를 흡수하고 소산시켜 흔들림의 크기를 줄이는 공법입니다.

다루는 대상

제진이 다루는 것은 건물이 실제로 흔들리는 정도입니다. 점성댐퍼나 마찰댐퍼 같은 장치가 진동 에너지를 열 같은 다른 형태로 바꿔 흩어버립니다. 지진력의 유입 자체를 끊지는 않으며 들어온 진동이 키우는 변형과 흔들림의 폭을 눌러 줍니다.

설계 목표: 흔들림 감소

제진이 노리는 것은 흔들림의 양을 줄인 상태입니다. 유입 차단을 노리는 면진과 달리 제진은 전달을 전제한 뒤 그 결과를 줄입니다. 바람에 의한 진동에도 같은 원리가 작동하므로 고층 건축물에도 적용되는 기술입니다.

적용 근거: 발주자 선택

제진 역시 법령이 요구하지 않으므로 적용 여부를 발주자가 정합니다. 지반 조건이나 기존 건물의 구조 때문에 면진을 넣기 어려운 경우에 대안으로 선택되는 일이 많습니다. 두 방식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 면진장치와 댐퍼를 결합한 20층 규모 데이터센터 구조가 2026년 한국콘크리트학회 봄 학술대회에서 발표⁸됐습니다.

전산실 장비 가동: 부수 효과

제진은 장비를 간접적으로만 돕습니다. 건물 전체의 흔들림이 줄면 각 층 바닥이 흔들리는 정도도 함께 줄어듭니다. 랙은 바닥에 고정돼 있으므로 바닥이 덜 흔들리면 랙이 받는 힘도 줄어듭니다. 다만 제진은 건물의 흔들림을 설계 기준으로 삼지 전산실 바닥에서 허용할 흔들림을 따로 정하지는 않습니다. 상면 기준을 직접 세우려면 면진이나 비구조요소 설계를 함께 가져가야 합니다.

  1. 국토교통부, KDS 41 10 05 건축구조기준 총칙, 2024
  2. 법제처,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2021
  3. 국토교통부, KDS 41 17 00 건축물 내진설계기준, 2022
  4. 대한경제, 데이터센터도 PC공법으로 하이브리드 면진시스템 뜬다, 2026

비구조요소 내진설계 | 건물이 아니라 랙을 지키는 기준

앞의 세 방식은 모두 구조물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에서 실제로 지켜야 하는 것은 그 위에 올려진 물건입니다. 기준은 이것을 비구조요소라는 별도 범주로 묶고 구조체와 다른 조건으로 설계하도록 정합니다. 아래 네 가지가 그 조건이고 센터를 고르는 쪽에서는 이 네 가지가 설계 문서에 어떻게 반영됐는지가 확인할 지점이 됩니다.

① 비구조요소 분류 | 전산실 품목은 어디에 들어가나

비구조요소는 건축비구조요소와 기계·전기비구조요소로 나뉩니다. 전산실 안의 품목이 양쪽에 걸쳐 있습니다. 악세스플로어라고 부르는 이중바닥과 캐비닛은 건축비구조요소로 정의⁵되고 구체적인 품목 목록과 설계 요구는 내진설계기준 18장에서 규정⁷됩니다. 서버가 올라선 바닥과 랙은 앞쪽에 들어가고 무정전전원장치와 냉각 설비는 뒤쪽에 들어갑니다. 구조체를 다루는 장과 아예 다른 장에서 규정된다는 점이 이 범주의 성격을 보여 줍니다.

② 성능수준 | 기능수행·위치유지·인명안전

비구조요소에 요구되는 성능수준은 구조요소와 따로 정해집니다. 비구조요소의 성능수준은 기능수행과 위치유지와 인명안전 세 가지로 구분⁷됩니다.

성능수준 지진 이후 상태
기능수행 정상적으로 작동함
위치유지 작동은 장담하지 않되 제자리를 벗어나지 않음
인명안전 넘어지거나 떨어져도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음

세 수준의 차이는 데이터센터에서 그대로 서비스 중단 시간으로 나타납니다. 같은 랙이라도 어느 수준으로 설계됐는지에 따라 지진 직후에 돌아가는지 며칠 뒤에 돌아가는지가 갈립니다.

③ 설치 높이 | 층마다 달라지는 설계 조건

비구조요소의 설계지진력은 그 요소가 설치된 높이를 반영해 산정⁷하도록 돼 있습니다. 지진이 나면 건물은 아래보다 위가 더 크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같은 모델의 랙을 똑같이 놓아도 1층과 10층은 설계상 받아야 할 힘이 다릅니다.

이 차이는 랙을 바닥에 붙들어 두는 앵커에서 갈립니다. 지진이 랙을 옆으로 밀 때 그 힘을 마지막으로 버티는 것이 랙 본체가 아니라 앵커이기 때문입니다. 위층에 놓이는 랙일수록 앵커가 더 큰 힘을 견디도록 설계돼야 합니다.

그래서 건물 전체의 흔들림이 줄었다고 해서 모든 층의 장비가 같은 조건에 놓이는 것은 아닙니다. 센터를 고르는 입장에서는 비구조요소 설계가 적용됐는지만이 아니라 우리 랙이 들어갈 층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까지 물어볼 값이 됩니다.

④ 기능 유지 검증 | 진동대 시험

지진 이후에도 반드시 기능이 유지돼야 하는 기계·전기비구조요소는 진동대 시험을 통해 정상 작동함을 증명⁷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준은 실제로 흔들어 본 뒤에도 작동하는지까지 확인하도록 요구합니다. 설계지진력을 계산해 앵커가 견딘다는 결론을 냈더라도 흔들린 뒤에 전원이 들어오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전산실에서는 무정전전원장치와 냉각 설비가 이 요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지진 대비는 이렇게 두 겹으로 설계됩니다. 구조체에는 내진이 적용되고 선택에 따라 면진이나 제진이 더해집니다. 그 위에 올라가는 랙과 설비에는 비구조요소 내진설계가 별도로 적용됩니다.

데이터센터 내진등급 기준과 적용 현황

지진을 다루는 기준은 건축 법령과 정보통신 규제 두 갈래로 나뉘고 실제 성능은 그 위에서 발주자가 정합니다.

내진등급 | 공공과 민간의 다른 법정 하한

건축 쪽 기준은 앞서 본 대로 데이터센터를 중요도 분류에 직접 올려 두고 있습니다. 다만 법정 하한은 공공과 민간이 갈립니다. 국가·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센터는 중요도(특)이고 그 밖의 데이터센터는 중요도(1)입니다⁶. 중요도(특)은 내진등급 특이 되고 중요도(1)은 내진등급 I이 됩니다⁷.

AI 데이터센터라고 해서 다른 기준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2027년 시행을 앞둔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의 하위법령도 AI 가속기 설치 여부와 설계전력으로 일반 데이터센터와 구분하는 방향⁹을 검토할 뿐 구조 성능은 다루지 않습니다. 정보통신 쪽 규제도 2023년 디지털 안전 3법 개정으로 한 단계 올라섰지만 강화된 축은 재난 대비와 보고 체계 같은 운영·관리¹⁰였습니다. 지진 구조 성능을 직접 요구하는 규제는 아직 없습니다.

발주 | 법정 하한을 넘어서는 사업자의 선택

그래서 실제 요구는 발주 단계에서 나옵니다. 범정부 정보시스템 장애관리계획을 마련하면서 주요 시스템이 설치된 데이터센터 등에 면진 설비 도입을 주문²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전남 해남에 건설 중인 국가AI컴퓨팅센터도 구조체에 내진 특등급을 적용했고 최근 수도권에 지어지는 AI 데이터센터에도 특등급 내진 설계가 적용¹¹되고 있습니다. 민간 센터의 법정 하한이 내진등급 I인 것을 생각하면 발주자가 한 단계 올려 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법령이 아니라 발주자가 성능을 정하므로 같은 용도의 건물 사이에서도 실제 대비 수준이 벌어집니다.

  1. 지디넷코리아, AI 데이터센터 특별법 하위법령 윤곽 시설 인정 기준은 전력, 2026
  2. 지디넷코리아, 7월부터 데이터센터도 재난관리 의무 대상 포함된다, 2023
  3. 지디넷코리아, 해남 잇단 지진에 국가AI컴퓨팅센터 괜찮나 규모 7.0 견딘다, 2026

내진등급 하나로는 알 수 없는 것

데이터센터는 네트워크 너머의 추상적인 자원이 아니라 땅 위에 서 있는 건물이고 불과 물과 흔들림은 네트워크 경계가 아니라 벽을 통과해 들어옵니다.

지진 앞에서 그 벽이 버티는지와 벽 안의 장비가 버티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내진등급은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 선을 보증하고 랙 안의 장비가 지진 이후에도 돌아가는지는 비구조요소 설계가 따로 책임집니다. 두 층위는 서로 다른 문서에 적혀 있습니다. 등급 표기 하나만 보면 절반만 확인하게 됩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를 고를 때 물어야 할 것은 내진등급이 몇인지가 아니라 랙과 설비도 설계 대상에 포함됐는지입니다. 구조체에 적용된 기준과 상면 위의 장비에 적용된 기준은 서로 다른 문서에 적혀 있습니다. 두 문서를 모두 열어 봐야 합니다.

FAQ

내진이란 무엇인가요?

내진은 구조체가 지진력을 직접 견디도록 강도와 연성을 확보하는 설계 원칙입니다. 지진 에너지를 구조체의 변형으로 흡수하므로 큰 지진에서는 손상을 전제합니다. 목표는 붕괴를 막고 사람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면진이란 무엇인가요?

면진은 구조물과 지반 사이에 수평 강성이 낮은 장치를 넣어 지진력이 위로 전달되는 경로를 끊는 공법입니다. 건물이 천천히 흔들리도록 만들어 땅의 진동과 어긋나게 하고 그만큼 전달되는 힘을 줄입니다. 대신 면진층에서 큰 수평 변위가 생기므로 이격 공간과 배관·케이블의 변위 추종이 함께 설계돼야 합니다.

제진이란 무엇인가요?

제진은 구조물 안에 댐퍼를 배치해 진동 에너지를 흡수하고 소산시키는 공법입니다. 지진력의 유입을 끊지는 않으며 들어온 진동이 키우는 변형과 흔들림의 폭을 줄입니다. 지진뿐 아니라 바람에 의한 진동에도 작동합니다.

내진등급이 높으면 지진이 나도 서버가 멈추지 않나요?

아닙니다. 내진등급 특의 최소성능목표는 2400년 재현주기 지진에서 인명보호이고 지진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수준은 1000년 재현주기 지진까지 요구됩니다⁸. 큰 지진에서 기준이 요구하는 것은 사람의 안전이며 장비의 가동은 보장 대상이 아닙니다.

비구조요소 내진설계는 구조체 내진설계와 무엇이 다른가요?

대상과 성능수준이 다릅니다. 이중바닥과 캐비닛 그리고 기계·전기 설비는 비구조요소로 분류되어 별도로 설계되며 성능수준도 기능수행과 위치유지와 인명안전으로 따로 구분됩니다⁸. 지진 이후에도 작동해야 하는 기계·전기비구조요소는 진동대 시험으로 기능 유지를 증명하도록 돼 있습니다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