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산업’
2020년 8월 5일자로 개정된 데이터 3법에서 등장한 마이데이터 사업은 국내 금융업계를 들썩이며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금융위 조사에 따르면 120여 곳에 달하는 기업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희망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은행이나 보험 등 뿐만 아니라 KT, 네이버 등 IT기업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이 사업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또한 현재 정부에서 추진중인 데이터 뉴딜과도 얽히면서 끊임없이 이슈를 낳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도대체 무엇이고, 클라우드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등장배경
먼저 마이데이터 사업이 생기기 전의 상황부터 살펴볼까요?
기존의 데이터 3법은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안전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기 때문에, 보호에 치중된 만큼 데이터의 활용도는 매우 낮아졌습니다. 그에 비해 데이터, 즉 개인정보들은 구매 또는 대출 기록, 신용도 등의 형태로 저장되어 개인이 기업 서비스를 이용할 때부터 기업이 개인에게 광고나 마케팅을 할 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기업을 이용할수록 여기저기에 정보가 뿌려지게 되면서 개인이 이를 관리하기도, 기업이 이를 이용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또한 이용자가 많은 기업일수록 정보력의 차이가 나게 되고, 시장 독점의 형태가 구성되니 갈수록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적 측면이 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마이데이터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마이데이터입니다. 마이데이터의 공식적인 정의는 “정보주체인 개인이 본인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 통제하고, 이를 신용관리, 자산관리, 나아가 건강관리까지 개인 생활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효율적인 본인정보 관리와 활용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산업이 마이데이터 산업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의 주체가 되는 개인이 본인의 데이터를 다룰 수 있어, 한 기업이 보유한 개인 데이터를 허락을 받고 다른 기업이나 개인 등의 제 3자에게 공유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누군가 자신의 정보를 이용하고 싶을 때 허락을 받아서 다른 기업에 있던 자신의 정보를 받아오는 것입니다. 마치 제 친구가 빌려간 물건을 다른 친구가 쓰려고 할 때 제게 묻는 것처럼요.
사업자 : “사용자야, 나 네 데이터 써서 서비스하고 싶은데 해도 돼?”
사용자 : “그렇게 해. 내 데이터는 금융회사에 있으니까 거기서 알아가!”
마이데이터의 이점은?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 보험, 통신사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수집해 사용자가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면 개인 맞춤형 상품같은 서비스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g씨가 금융회사에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내는 것에 동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회사로부터 g씨의 금융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 g씨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서비스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금융회사에 있는 본인의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가 여러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확장되면 서로 다른 은행의 입출금내역을 합쳐 자신의 소비성향이나 자산상태를 한 눈에 보고 그에 맞는 계좌나 카드를 만들 수도 있게 됩니다.
이렇게 데이터를 통합해 개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면 이를 이용한 데이터 시장이 형성되고,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정보와 금융상품을 언제 어디서든 관리할 수 있는 ‘포켓금융(pocket finance)’ 환경도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이데이터와 비슷한 사례로 EU의 PSD2가 있는데요. PSD2를 도입하면 각 은행에 접근해서 해야 할 다양한 일들을 한 곳(TPP)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습니다. 가령 A은행에서 온라인쇼핑 결제를 하거나 B은행에서 친구에게 돈을 보내고, C은행에서 매 달 돈이 빠져나가게 하는 일을 한 곳에서 모두 할 수 있는 것이죠. 일상 속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이것이 단순한 금융 서비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업자의 서비스 종류에 따라 온갖 분야에 활용될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것입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합니다. 어떤 데이터를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는지 등의 정도가 불분명한 것에 비해 정보라는 것이 가진 힘은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얼마나 적게 주고 많이 받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기업 간 눈치싸움이 발생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용자의 불편함이 초래될 수 있겠죠. 또한 정보가 공유되는 만큼 유출되거나 악용될 경우도 신경써야 합니다.
클라우드, 마이데이터 서비스 위한 가장 좋은 수단
이제 마이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어느정도 이루어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데이터를 다른 곳에 공유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인데요. 그렇다면 마이데이터를 서비스하기 위한 가장 좋은 도구가 무엇일까요? 끊임없이 변화하고 공유되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위해 지속적인 확장성과 보안성을 제공하고, 타 서비스로 데이터가 공유되기 위해 빠르고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으며, 마이데이터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비용 절감까지 노릴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일까요?
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마이데이터 산업을 위한 기반으로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또한 마이데이터로 수집된 정보가 2차적으로 활용된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통한 데이터 분석과 활용 능력을 기대할 수 있겠는데요. 이런 기술들이 가장 적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도 역시 클라우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금융분야 클라우드 이용 확대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니 제도적으로도 탄력을 받고 있는 셈이죠. 이미 적지 않은 수의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이용하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KT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 클라우드 패키지 서비스를 시작했고, 베스핀글로벌도 마이데이터에 특화된 클라우드를 별도로 개발했습니다. 국민카드의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인 리브메이트 3.0은 AWS를 도입하여 개발되었습니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앞으로의 대한민국 금융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고, 이 산업을 뒷받침하게 될 가장 대표적인 기술은 클라우드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등 미래를 주도하게 될 신기술들이 접목되어 전에 없던 서비스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곧 금융분야를 넘어서 실생활의 온갖 분야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