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통신 기술의 시초 – 봉수대 신호
조선 시대 선조들은 5개의 봉수대를 설치해 놓고 밤에는 횃불(烽, 봉)로, 낮에는 연기(燧 수)를 피워 먼 곳까지 신호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 신호 및 전달하는 의미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오늘날과 비교하여 곧바로 떠오르는 차이는 그 ‘속도’와 ‘정확성’일 것입니다. 당연히 전국으로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는 시야가 넉넉히 확보되는 지역마다 봉수대 시설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발점에서 사람이 불을 피워 알리면 이후 차례로 동일한 작업을 해야 했을 것입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날 등 환경의 영향이 있을 것이고 멀리서 흩어져 오르는 연기를 보고 저것이 4개인지 5개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림의 봉수 신호 체계는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 공유된 약속
- 신호와 의미의 매개(연기의 수가 나타내는 의미)
- 정보의 재생
우선 이런 신호를 어떠한 때에 어떠한 의미로 사용하겠다는 약속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인터넷에서 소위 통신 규약이라 불리는 프로토콜(Protocol)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IP(Internet Protocol)는 ‘숫자로 된 컴퓨터간 통신의 약속이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연기 자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즉 그것이 숫자 개념(연기 하나, 연기 둘 ~ 연기 다섯)을 매개로 연결될 때에만 비로소 그 의미가 확장되고 체계화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연기가 올라가는 봉수대의 수를 정확히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정확히 5개에 불과합니다. 설사 봉화대의 수를 신속히 100개 1,000개로 늘리고 그에 결합되는 의미(정보)의 수를 늘린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인간이 기억을 못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보다 빠르게, 보다 많이, 보다 정확하게
앞서 봉수대의 예를 든 것은 결국 봉수대 신호 체계의 문제점(부정확하고 느리고 낮은 수준의 정보력)을 극복한 결과가 정보 통신 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의 발전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멀리 떨어진 있는 사람과 직접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고 싶은 욕구와 세상의 모든 정보를 활용하려는 욕구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전달의 속도는 전기로, 정보의 양은 반도체 메모리로, 정확성은 수를 기반으로 한 논리 체계로 강화되고 확장되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가전 제품의 형태로 실생활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중에서도 이 모든 것이 가장 집약적으로 구현된 이 컴퓨터가 무엇인지 우선 알아야 하겠습니다.
> DNS 기초 지식 – 컴퓨터의 실체와 작동 원리 下